제3화: 사라진 기억과 감춰진 진실
강준우는 아직도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그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영업팀에서 실적을 올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상사의 눈치를 보며 살아가던 나날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는 이질적인 존재들에게 쫓기고 있었고, ‘보안팀’이라는 조직의 도움을 받아 겨우 목숨을 건졌다.
서지아는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은 채 주위를 살폈다. 비상 대피 경로를 따라 이동한 끝에, 그들은 깊숙한 곳에 숨겨진 또 다른 공간에 도착했다. 낡고 오래된 연구실처럼 보였지만, 벽 곳곳에는 최신식 보안 장비가 배치되어 있었다.
“여기가 어딘데?” 준우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물었다.
서지아는 대답 대신 연구실 한쪽의 전원을 켰다. 형광등이 깜빡이며 천천히 켜졌고, 거대한 모니터 여러 대가 작동되기 시작했다. 화면 속에는 넥서스 그룹 전역의 보안 영상이 송출되고 있었다. 연구소 내부의 실험실, 고위층 사무실, 그리고… 그 중 한 화면에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그것은 다름 아닌 강준우 자신이었다.
“이게… 뭐야?” 준우는 혼란스러웠다. 화면 속 그는 회사에서 평범하게 일하는 모습이었지만, 다른 화면에서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 장면들이 나왔다. 그는 하얀 연구복을 입고 연구소 내부에서 실험을 받고 있었다.
“이게 무슨 장난이야?” 준우는 서지아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서지아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장난이 아니야. 넥서스 그룹은 너를 감시하고 있었어. 아니, 감시를 넘어 너를 실험체로 사용하고 있었지.”
“실험체? 말도 안 돼. 난 그냥 영업팀 직원이라고!”
“그래. 넌 그렇게 알고 있었겠지.”
서지아는 모니터를 가리켰다. “하지만 현실은 달라. 넌 단순한 영업사원이 아니야. 넥서스 그룹이 숨기고 싶은 존재야.”
준우는 머리를 감쌌다. 기억을 되짚어 보려 했지만, 이 연구실에서의 기억은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왜? 왜 기억이 없는 거지?”
“기억을 조작당했으니까.”
서지아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넥서스 그룹은 단순한 기업이 아니야. 그들은 오랫동안 특정 유전자를 가진 인간들을 추적해왔어. 너도 그중 하나고.”
“특정 유전자?”
“그래. 그리고 그 유전자는… 외계 세력과 관련이 있어.”
그 순간, 준우의 머릿속에서 강렬한 통증이 느껴졌다.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잔상들. 어린 시절, 낯선 연구소, 차가운 기계음, 그리고… 사라진 가족.
“아…아아악!”
준우는 비명을 질렀다. 마치 봉인된 기억이 억지로 풀리는 것처럼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고,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뛰었다.
서지아는 그의 상태를 보고 즉시 뒤로 물러섰다. “설마… 지금 깨어나는 건가?”
준우의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단순한 착시가 아니었다. 눈동자 주변에서 푸른 에너지가 일렁이고 있었다.
‘이게… 뭐지?’
그의 손끝에서 미세한 파동이 흘러나오며 공기의 흐름이 변하기 시작했다. 연구실 안의 작은 금속 조각들이 둥둥 떠올랐다.
서지아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젠장, 벌써 시작됐어.”
그녀는 손목의 기기를 조작하며 급히 외부와 교신을 시도했다. “본부, 응답하라. 대상이 각성했다. 예상보다 빠르다.”
그러나 교신이 끊어졌다. 연구소 내부의 전파 차단 장치 때문이었다.
“준우, 정신 차려!”
서지아가 외쳤지만, 준우는 자신의 상태를 조절할 수 없었다. 그의 머릿속에서 계속해서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기억 속에서… 그는 외계 존재와 접촉하고 있었다.
‘이게… 내 과거였다고?’
순간, 연구실이 크게 흔들렸다. 바깥에서는 무언가가 강하게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쿵! 쿵!
“놈들이 쳐들어왔다.”
서지아는 이 상황을 예측이라도 한 듯 냉정하게 무기를 꺼냈다. 그녀는 작은 장치를 꺼내더니 벽에 부착했다. 곧이어 붉은 빛이 번쩍이며 연구실 내부의 긴급 방어 시스템이 가동됐다.
그러나 문제는 준우였다. 그는 아직 자신의 능력을 조절할 수 없었다. 그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힘을 눈앞에서 목격하고 있었다.
‘이건… 내 힘이야?’
하지만 이 힘이 단순한 축복이 아니라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소리.
“각성자는 선택을 해야 한다.”
그 순간, 연구실 문이 폭발하며 열렸다.
푸른 빛을 내뿜는 존재들이 서 있었다.
“대상 확보.”
서지아는 단숨에 총을 뽑아 들었고, 준우는 두려움 속에서도 알 수 있었다.
이제, 그는 더 이상 평범한 회사원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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