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화: 사냥당하는 자
강준우는 두 눈을 크게 뜬 채 푸른 빛을 내뿜는 존재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인간과 닮았지만, 어딘가 이질적인 느낌을 풍겼다. 피부는 창백했고, 눈동자는 깊은 푸른빛을 띠고 있었다. 마치 우주의 어딘가에서 온 존재처럼. 그리고 무엇보다도—그들의 시선은 오직 준우를 향해 있었다.
“대상 확보.”
차가운 기계음이 울려 퍼졌다. 그들의 움직임은 마치 정밀하게 설계된 기계처럼 매끄러웠다.
“준우, 움직여!”
서지아가 총을 빼 들었다. 그녀의 손끝에서 빠른 속도로 광탄이 발사되었고, 공간을 가르는 파란빛이 적들을 향해 쏘아졌다. 하지만, 그들은 마치 중력을 거스르듯 허공에 떠올라 손쉽게 탄환을 피했다.
‘뭐야… 저건!?’
준우는 경악했다. 인간이라면 절대 할 수 없는 움직임이었다.
“넌 아직 멍 때릴 때가 아니야!”
서지아는 준우의 팔을 잡아 강하게 끌어당겼다. 그녀는 연구실 반대편의 좁은 통로로 그를 밀어 넣었다.
“그쪽으로 가! 난 놈들을 막을 테니까.”
“하지만 너 혼자선…”
“난 이걸 대비하고 있었다.”
서지아는 손목의 장치를 조작했다. 순간 연구실 벽면에서 강한 에너지가 퍼져나갔고, 파란빛이 번쩍이며 보호막이 형성되었다.
“이 방어벽이 몇 분 정도는 버텨줄 거야. 그 사이 넌 무조건 도망쳐.”
준우는 망설였지만, 서지아의 눈빛은 단호했다.
“알았어. 살아 있어.”
그는 빠르게 복도를 따라 뛰기 시작했다. 연구실을 벗어나면서도 귀에는 계속 폭발음과 에너지 파동이 울려 퍼졌다. 서지아가 고군분투하며 그들과 싸우고 있었다.
도망칠 곳은 없다
준우는 폐쇄적인 연구소 내부를 헤매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몰랐던 비밀 통로와 숨겨진 복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연구소… 너무 넓잖아.’
넥서스 그룹이 운영하는 연구소가 이 정도로 거대한 규모일 줄은 몰랐다. 단순한 실험 시설이 아니라, 하나의 도시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때, 뒤쪽에서 강한 전자음이 들려왔다.
“도주 경로 예측 완료. 목표 제거를 승인한다.”
준우는 본능적으로 몸을 웅크렸다. 그 순간, 푸른 빛의 광선이 벽을 뚫으며 폭발을 일으켰다.
“젠장!”
폭발의 충격으로 인해 바닥이 흔들렸고, 준우는 그대로 앞으로 나가떨어졌다. 그는 간신히 몸을 일으키며 앞쪽으로 달려갔다.
숨을 몰아쉬며 복도를 돌아서자, 커다란 문이 나타났다.
‘출구다!’
그는 전력을 다해 문을 향해 뛰었다. 하지만, 문이 열리기 직전—
쿵!
강한 힘이 그의 몸을 덮쳤다.
등 뒤에서 뻗어온 손이 그를 바닥으로 내리꽂았다. 강렬한 충격이 척추를 타고 올라왔다. 준우는 숨이 막혀 헐떡였다.
천천히 고개를 들자, 한 명의 존재가 바로 위에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제 끝인가…?’
하지만 그 순간.
강한 진동이 연구소 전체를 휘감았다. 천장이 일그러지듯 흔들리더니, 거대한 금속 구조물이 붕괴되었다.
그 혼란 속에서 검은 그림자가 빠르게 준우를 낚아채듯 끌어냈다.
“시간이 없군.”
낯선 남자의 목소리였다.
구원자, 그리고 또 다른 진실
준우가 눈을 떴을 때, 그는 어두운 차량 안에 있었다. 차량은 빠른 속도로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었다. 옆좌석에는 방금 전 자신을 구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일어났군.”
그는 검은 코트를 입고 있었고,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남자였다. 그의 얼굴에는 깊은 흉터가 하나 있었고, 그 눈빛은 마치 모든 걸 꿰뚫어 보는 듯했다.
“넌… 누구야?”
남자는 조용히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름은 이도윤. 넥서스 그룹과 오래전부터 얽힌 자다.”
준우는 혼란스러웠다.
“왜 날 도운 거지?”
이도윤은 준우를 천천히 바라보며 말했다.
“넌 지금 네가 어떤 존재인지도 모르는 것 같군.”
“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이도윤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넥서스 그룹은 단순한 기업이 아니다. 그리고 너도 단순한 회사원이 아니지.”
준우는 점점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그 말, 서지아도 했어. 하지만 난 그냥 평범한 인간이야.”
이도윤은 미소를 지었다. “정말 그럴까?”
그는 차량 안의 작은 단말기를 가리켰다. 화면에는 준우의 신체 데이터가 표시되어 있었다.
“너는 인간이야. 하지만 동시에 인간이 아니기도 하지.”
준우는 숨을 삼켰다.
“무슨 뜻이야?”
이도윤은 천천히 말했다.
“넌 실험체야, 강준우. 넥서스 그룹이 만든,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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